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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포럼]韓美훈련 연기는 ‘安保 무책임’의 극치다[原文]
[홍관희]

문재인 대통령이 미 NBC와의 인터뷰에서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한미 군사훈련의 연기를 미국에 제안했다고 털어놨다. 그동안 연기 여부가 설왕설래돼왔고 정부가 이를 부인해 온 터에, 느닷없는 대통령의 사실 공개는 과정상의 적절성 논란과 국민적 안보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청와대는 훈련을 연기함으로써 북한의 도발 명분을 차단하고 대화 복귀를 유도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하나, 이는 북핵으로 야기된 한반도 위기의 본질을 외면한 ‘안보 무책임’의 소치일 뿐이다. 먼저 북한이 한미 훈련 때문에 핵개발에 나선 것이 아님을 상기해야 한다. 사실은 그 정반대다. 한미 훈련은 북한 도발에 대처하기 위한 방어 목적이다. 그러나 북한은 한미의 “적대시 정책” 때문에 자위 차원에서 핵을 개발했다고 거짓 선동한다. 도발 책임을 한미에 전가시키는 적반하장의 전형이다. 일부 친여 성향 인사가 아직도 북핵을 “협상용·자위용”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을 뿐더러 북한 주장을 따른다는 비판을 자초할 수 있다.

북한 핵개발의 목적은 한반도 무력통일에 있고, ICBM 개발은 남한 침공의 전 단계로서 미·북 빅딜을 통해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기 위한 것이다. 황장엽·태영호 등 고위급 탈북인사가 이를 증언했고, 중국 푸단대 선딩리 교수는 “북한은 풀을 먹는 일이 있더라도 핵무기를 개발할 것”이라 지적해 놀라운 북핵 통찰력을 보여줬다. 북한 정권은 이미 핵보유국을 선언했고 핵능력을 “질량적으로 강화”할 태세다.

정부의 ‘훈련연기→남북대화’ 추진은 국가안보를 무시하는 자기파괴적 발상이다. 우리가 훈련을 연기한다고 핵개발을 멈출 북한이 아니다. 더 위험한 것은 북한이 올림픽 참가를 미끼로 한미 훈련을 취소시켜 한국을 무장해제시키는 첫 단추를 꿰려 한다는 점이다. 북핵에 맞서기 위한 ‘창(공포의 균형)’과 ‘방패(MD)’ 어느 하나도 갖지 못한 채 오직 한미연합방위태세에 의존하는 우리가 한미 훈련마저 연기한다면, 국가안보를 적(敵)의 자비에 맡기는 꼴이 된다. 더욱이 국내 불안을 조성할까봐 북핵 대피훈련마저 기피한다면, 두려움 때문에 머리를 파묻는 타조의 겁쟁이 심리와 무엇이 다른가?

미국은 3개월 간의 북핵 데드라인을 설정하고 선제타격을 심각하게 고려 중이다. 18일 발표된 안보전략보고서는 “압도적 힘에 의한 북한 비핵화”를 강조하면서, 중·러를 국제질서에 도전하는 “현상변경세력(revisionist)”으로 규정하고 이를 ‘무적의 힘’으로 대응할 의지를 천명했다. 현존-신흥 패권국가 간 전쟁의 불가피성을 설파한 ‘투키디데스의 함정’이 현실화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

전쟁 등 한반도 유사시에 중국이 우리와 적대하는 북한 편에 설 것이란 점은 분명하다. ‘평화·대화’로 포장된 중국의 노련한 정치 수사와 외교술에 휘말려 국가이익·국가안보의 본질을 망각해선 안 된다. ‘중국몽(夢)’은 시진핑 주석의 대국·군사굴기에 기반한 팽창전략의 상징이다. 미국의 자유민주 패권안정 전략과 대척점에 있다. 문 대통령의 중국몽 찬양에 대해 청와대의 해명이 필요하다.

정부는 또 이번 훈련 연기 제의가 쌍중단과 아무 상관이 없다고 주장하나, 내용상으로 일맥상통함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한다. 가능하지도 않은 북한의 핵중단을 미끼삼아 한미 훈련을 중단하고 궁극적으로 한미 동맹을 파탄 낼 위험성이 내포돼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훈련 연기”를 철회해야 옳다. 오히려 빈틈없는 훈련으로 한미 신뢰를 회복하고 참가국에 절대 안전을 보장함으로써, 2018 평창을 성공한 올림픽으로 만들어야 한다.

홍관희 (고려대 교수·북한학)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7122201073911000005
2017-12-23 11:5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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