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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24시] ‘非核化 집어치우라’는 北과의 軍事合意 폐기해야..
[홍관희]

입력2020-06-14 17:00:19 수정 2020.06.14 17:00:19  

홍관희 전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北, 대북전단 구실로 핫라인 해제
한국을 적으로 규정하며 연일 도발
북핵 방치한채 평화 유지 불가능
정부, 안보전략 전면 수정 나서야

북한이 대북전단을 구실 삼아 남북 핫라인을 차단하는 등 강경 조치를 취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금강산사업 등 대남사업을 “대적사업으로 전환한다”며 한국을 적(敵)으로 공식 규정하기도 했다. 항상 도발 전에 명분을 찾던 그들이기에 조만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가 예상되는데 보다 본질적으로는 남북관계를 바라보는 북한의 입장이 문재인 정부가 꿈꾸는 것과 현격히 다름에 주목해야 한다.

김정은은 집권 초기부터 ‘통일대전’을 계획하며 한반도 정복의 야욕에 불타 있는 호전적 인물이다. 그의 무력통일론은 “남한 정벌 후 숙청하고 남은 2,000만명과 공산국가를 건설하겠다”는 아버지 김정일의 유지를 받들어 “나의 통일관은 무력통일이며 직접 탱크를 몰고 서울로 진격하겠다”는 발언에서 그 실체가 드러난다. 여기에 김일성·김정일 선대가 이루지 못한 통일의 공을 자신이 이뤄보겠다는 메시아적 과대망상까지 겹쳐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핵심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런 김정은을 미화·찬양하는 행태가 한국 사회에서 나타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평소 “서울을 쓸어버리겠다”는 그의 적개심은 2차대전 초 서부전선 승리가 일단락되자 돌연 총부리를 동부로 돌려 소련을 침공한 아돌프 히틀러의 심리적 히스테리를 연상시킨다. 슬라브 민족에 대한 깊은 증오와 적개심이 ‘비이성적이고 맹목적인 전쟁 의지(will)’로 발화됐다는 것이 전쟁학자 존 스토아싱어의 분석이다. 철학자 토머스 홉스의 지적대로 나쁜 ‘열정(passion)’을 가진 지도자가 이성 곧 전략적 마인드까지 겸비할 때 전쟁과 같은 재앙이 일어난다.

핵무기를 등에 업은 그의 ‘조선반도 주체사상화’ 통일전략은 결국 대한민국의 존립과 5,000만 국민의 자유·생명에 대한 근본적 위협인데 이런 경고에 대해 아직도 ‘수구·냉전’ 사고에 젖어 있느냐고 항변하는 사람이 있다면 작금의 한반도 군사 정세를 냉철히 직시할 것을 권한다. 신종무기 4종 세트 개발에 성공해 방사포에도 핵 탑재가 가능한 수준인데다 한국 내부에까지 정치 협박을 전개해 목적을 달성하니 그야말로 국운이 풍전등화다. 김여정의 ‘최고 검열자’다운 폭언 한마디에 전단 금지 법안이 발의되는 것이 우리의 실정이기 때문이다.

이제 ‘평화’라는 장밋빛 수사로 포장돼 국민의 안전을 볼모로 잡히는 대북정책은 전면 수정돼야 한다. 한국을 적으로 설정하고 ‘비핵화 집어치우라’는 북한과의 9·19군사합의는 실현 불가능하며 폐기돼야 마땅하다. 평화는 상대의 자비를 구걸해서가 아닌 군사적 대비에 의해서만 확보될 수 있음을 재확인해야 한다. 마키아벨리는 법과 질서를 지키기 위해 군주(통치자)는 전쟁 능력을 우선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구평화론을 제창한 칸트조차 장차 전쟁의 화근이 될 물질이 비밀리에 보유된 상태에서는 평화가 실현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북핵을 방치한 채 평화를 운위하는 우리의 어리석음을 질타하는 듯하다.

북한의 사실상 2인자 김여정은 최근 “대적 행동의 행사권을 군대 총참모부에 넘기겠다”고 협박했다. 북한이 전략미사일 도발을 강행하면 이번에는 미국이 요격 대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반도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핵대결 전운이 밀려오려는 순간이다. 그런데도 서울 도심에서 ‘남북관계 파탄이 미국의 간섭 때문’이라는 어불성설 주장을 펴는 반미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과연 이들의 국가관·안보관의 근본은 무엇인가.

올해는 김일성이 일으킨 6·25 남침 전쟁 70주년이다. 오랜 평화에 젖어 안보에 대한 경각심은 약해졌고 내분에 함몰되다 보니 국제정치의 속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우물 안 개구리’ 식 민족자주 사고에 경도돼 있지는 않는가. 강대국은 힘이 있기에 원하는 대로 할 뿐이며 약소국은 힘이 없기에 이를 거부할 수 없다는 투키디데스의 경구처럼 국제정치는 상상 이상으로 냉혹하고 무자비하며 약소국의 운명은 때때로 비참하다. 그러기에 유엔 헌장조차 회원국이 동맹을 통해 안보를 확보할 권리를 보장했다. 국가안보전략에 관한 한 문재인 정부의 발상 전환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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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www.sedaily.com/NewsView/1Z40W71OJ9?OutLink=recombest_G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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