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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포럼]韓美동맹 ‘신뢰의 위기’ 오고 있다
[홍관희]

[원제]  韓美 동맹 ‘信賴의 위기’, 말보다 行動으로 극복해야
   
홍관희 고려대 교수 북한학

문재인 정부의 전격적인 ‘사드(THAAD) 배치 연기’ 조치로 촉발된 한·미 간 신뢰 위기가 쉽게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도, 북한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인식 차이가 근본 원인이다. 여기에다 주변 인사들의 자질 부족과 잇단 실언이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 정상회담을 목전에 두고 동맹의 복원을 위해 대통령이 말보다 행동으로 확고한 대북관과 안보 의지를 보여야 한다. 정치적 언변이나 수사(修辭)로 분열을 일시적으로 봉합하려 하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우선, 사드 문제는 정부가 주장하는 ‘절차상 하자’보다 국가안보의 시급성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나날이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고려하면, 설사 사드가 예정보다 앞당겨 배치됐다 하더라도 이를 권장할 일이지 불만을 가질 일은 아니다. ‘동맹의 결정’이었음을 확신하는 미국으로선 최근 ‘1+5 사드’ 논란 등 문 정부의 잇단 문제 제기를 사드 지연·회피 전략으로 여길 소지가 있다. 국가안보의 대승적 차원에서 정부의 ‘연내 사드 배치’ 결단이 시급하다.

문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잇단 외신 회견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북(對北) 견해가 일치한다고 말은 하면서도, “김정은이 핵과 미사일로 ‘뻥’치고 있다”고 언급한 것은 국군통수권자로서는 비(非)현실적인 북핵 인식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은 결코 ‘허세’가 아니다. 김정은 자신이 공개적으로 수차 천명했듯이, 한반도에서 군사적 우위를 장악한 후 미군을 철수시키고 무력 통일을 달성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북한 정권이 핵을 포기할 의사가 전혀 없음에도 대화에 나서려는 조급증이 한·미 공조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자주 언급하면서도, 한·미 연합방위의 토대인 전시작전권의 전환을 공론화하는 것도 동맹 간 불신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다. 전작권이 양국 대통령의 승인 아래 발동되므로 ‘군사 주권’ 주장은 근거가 없다. 그럼에도 전작권 전환, 곧 한미연합사 해체를 강행한다면, 한·미 동맹은 ‘속 빈 강정’이 되고 안보 재앙은 불가피할 것이다.

민감한 시기에, 대통령특보가 ‘북한 핵 개발 중단’과 ‘한·미 군사훈련 중단’의 맞교환을 공개 거론한 것은 국가안보 이익에 정면 배치될 뿐 아니라, 동맹의 근간을 흔든 것이다. 지난 20여 년 숱한 핵 협상에서 보인 북한의 거짓과 위약(違約)을 보면, 북한의 ‘핵 개발 중단’ 약속을 믿는 것은 ‘화성에서 물 찾기’처럼 어리석다. 김정은의 거짓 약속을 믿고 우리 안보의 핵심인 한·미 군사훈련을 중단한다면, 핵 무장한 북한 앞에서 스스로 무장해제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오죽하면 미 국무부가 즉각 나서 불법인 북한의 핵 개발과 정당한 방어적 성격의 한·미 훈련을 등가(等價)로 놓을 순 없다고 했겠는가.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 동맹 폐기’를 주장하고 자본주의를 ‘족쇄’라며 비방한 인사를 교육부총리로 내정한 것도 이해가 안 되긴 마찬가지다. 국가 정체성 부정(否定)과 안보 자해 행위는 그 어떤 다른 흠결과 비교될 수 없기에, 부총리 내정을 즉각 철회하고 인사권자가 국민 앞에 사과하는 것이 정상 수순일 것이다.

북한·안보 문제에 대한 국정 책임자의 오도된 인식은 국가·국민에게 참담한 재앙을 초래할 뿐 아니라, 대적관(對敵觀)의 공유가 핵심인 동맹의 기초를 위협한다. 실책에 대한 신속한 시정 조치로 상호 불신을 해소해 정상회담을 성공으로 이끌어야 국가와 국민이 안전하고 평안하다.
2017-06-26 11:5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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