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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문화 포럼]休戰 64년...平和는 힘으로 유지된다
[ 2017-07-29 08:35:56 ]
작성자
자유연합
조회수: 263        

홍관희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된 6·25 한국전쟁은 3년여 간의 소모적 공방전을 뒤로 하고 7·27 정전협정을 체결하면서 승패 없이 마무리됐다. 정전 이후에도 북한의 침략이 멈추지 않을 것을 예감한 이승만 대통령은 미국과의 치열한 줄다리기 끝에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그해 10월 체결함으로써 한·미 군사동맹을 극적으로 성립시켰다.

미국은 한국과의 동맹을 원하지 않았기에, ‘북진통일’의 지렛대를 활용하며 동맹을 고집하는 이 대통령을 권력에서 제거하는 극단적 조치까지 고려했었다는 후문(後聞)이다. 이를 알면서도 만난(萬難)을 감수하고 동맹을 관철시켜 강력한 안보 장치를 후대에 남겨준 노(老) 대통령의 충정과 혜안에 경의를 표해야 한다. 비록 장기 집권으로 불명예 퇴진을 피하진 못했지만, ‘공칠과삼(功七過三)’과 같은 객관적 평가가 그에게 적용돼야 하는 근거이다.

정전협정에 의거하여 한반도가 ‘전쟁이 중지된 상태’로서의 국제법적 ‘교전상태’로 규정된 가운데, 북한은 한편으로 무력도발의 강도를 높이면서 다른 한편으론 불완전한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여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를 실현하자는 그럴듯한 논리를 전개해왔다. 일반적으로 정상적인 평화협정 체결이 이뤄지기 위해선 당사자 상호 간 군사위협의 완벽한 제거와 그에 입각한 상호신뢰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

지금처럼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러 전쟁 발발 가능성마저 운위되고 있는 상황에서 평화협정 논의가 과연 적절한 것인가? ‘한반도 평화체제’ 논쟁이 최근 부쩍 가열되는 것은 평화와 평화체제에 대한 환상과 집착이 팽배한 탓으로 보아야 한다.

북한은 ‘평화협정이 성립되어 평화체제가 구축된 마당에 외국군이 왜 필요한가’라는 논리로 주한미군 철수와 유엔군사령부 해체를 함께 주장한다. 특히 1973~74년경 종래의 ‘남북 평화협정’ 주장에서 미·북 간 직접 평화협정 논리로 급선회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당시 월남패망을 초래한 미·북(北)베트남 간 파리평화협정 선례를 북한 지도부가 한반도에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증거다.

문재인 대통령의 7월초 ‘베를린 구상’에 대해 북한은 ‘대화와 제재’ 간 택일을 요구하고, △6·15공동선언에 입각한 ‘연방제 통일’ 수용 △한·미 군사훈련 중지 △남북대화 의제에서 핵 문제 배제 등으로 압축되는 남북대화 전제조건을 제시했다. 면밀히 검토할 때, 국가안보 차원에서 어느 하나도 우리가 수용할 수 없는 것들이다.

한편 미국은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본토 공격 가능 시점이 앞당겨지면서 중국 기업에 대한 제3자 제재(세컨더리 보이콧)를 한층 강화하고, 하원이 앞장서서 대북 원유도입 봉쇄 법안을 통과시켰다. 문 정부의 ‘대화와 제재 병행전략’ 입지가 점차 좁아지는 형국이다. 민족공조와 남북대화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동맹에 입각한 한·미 제재공조에 본격 나서야 할 때다.

북한은 한반도를 겨냥하는 스커드 계열 미사일에 핵탄두 탑재 능력을 완료했고, 사드 배치를 불가피하게 한 IRBM(중거리미사일)의 고각 발사에 성공하여 한반도 동남부 항구와 주일미군 기지를 겨냥하고 있다. 한·미 동맹의 군사적 연결 고리를 끊어 동북아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부상하려는 음모다.

정전협정 64주년을 맞아 ‘세상이 비록 평안해도 전쟁을 잊으면 반드시 위기가 온다(天下雖安 忘戰必危)’는 경구가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膾炙)되고 있다.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는 종이 위의 평화협정 문안(文案)이 아닌, 동맹에 기반한 힘의 억지에 의해서만 오직 확보될 수 있음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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