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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칼럼]대화 조급증, 安保 참사 부를 수 있다
[ 2017-07-23 20:13:23 ]
작성자
자유연합
조회수: 156        

한·미 정상회담과 G20 정상회담을 거치며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안보 이니셔티브가 숨 가쁘게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한국이 북한의 인질로 잡혀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나올 만큼 우려됐던 한·미 정상 간의 신뢰 위기가 상당 부분 해소되고, 대통령의 한·미 연합방위태세에 대한 확고한 믿음도 내외에 각인되는 모습이었다.

문 대통령은 “사드(THAAD)와 미군 철수 중 택일하라”는 미 하원의 강경한 요구에 대해 ‘사드 배치 약속을 지키겠다’고 확언해 신뢰를 얻었고, 말썽 많았던 ‘북핵-한미훈련 중단’의 맞교환 곧 ‘쌍(雙)중단’ 주장에 대해 ‘불가(不可) 방침’을 분명히 밝혔다. 오랫동안 공백 상태에 놓여 있던 한·미·일 안보협력을 다짐한 것도 큰 안보 성과였다.

그러나 시간이 경과하면서 문 대통령의 사드 복안(腹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절차적 정당성으로 시간을 확보한 후, 핵 동결 등 북핵 해법을 찾으면 사드 해결이 가능하다”는 한·중 정상회담 과정에서의 대통령 발언이 강한 여운을 남긴다. 유념할 것은 북한이 핵 동결 및 중단에 동의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고, 사드는 마냥 유예할 수 없는 긴급한 군사 현안이란 사실이다. 자칫 동맹 간 말과 행동의 불일치가 심각한 안보 파국으로 연결될 수 있다.

‘베를린 구상’도 조급증이 앞서다보니 이제껏 수많은 대북 제의가 그랬듯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무엇보다도 한반도 안보의 ‘판도라 상자’라 할 ‘평화협정 체결’을 쉽게 언급한 것은 전문적 식견의 부족을 드러낸 것이다. 또 “올바른 여건 하에서”만 남북대화를 하도록 규정한 한·미 공동성명의 취지에 걸맞지 않게 전격 ‘남북 군사회담’을 제의한 것도 정부의 북한 문제 인식에 강한 의구심을 갖게 한다.

북한이 한사코 핵 문제를 남북대화 의제(議題)가 아닌, 오직 미·북 현안으로 주장하는 상황에서 핵이 빠진 남북 군사회담이 왜 필요한가? 정부는 사고 방지를 위한 ‘핫라인’ 구축 차원이라고 설명하나, 만의 하나 북한의 호응을 얻어내기 위해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협상 칩’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라면 국내외의 혹독한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대북 방송은 ‘상호 비방 중상’의 범주를 넘어서서 억압의 동토(凍土)에 자유의 훈풍을 불어넣는 창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철학자들은 이 세상에 ‘맹목적이고 비(非)이성적인 악의(惡意)’가 존재함을 지적한다. 성(聖) 아우구스티누스는 인류 역사가 선과 악의 투쟁이라고 갈파했다. 북한의 절대 권력자 김정은이 핵·미사일을 손에 들고 21세기 국제사회의 거악(巨惡)으로 부상하는 중이다. 그는 나이가 젊고 경륜이 부족한데다 오직 폭력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비이성적이고 잔인한 성격의 소유자다. 선의(善意)를 베풀기엔 너무 자질이 부족하고 어떤 유화책(宥和策)이나 당근으로도 설득되지 않는 것이 문제다. 그만큼 다루기가 난감하고 영악한 상대다.

김정은의 정신세계는 김일성 이후 3대 세습독재를 거치며 축적된 북한의 편집적(偏執的) 정치이데올로기와 정치문화 곧 ‘자주·반미·주체’ 신념 체계의 총체적 반영이다. 그의 전쟁 광기가 ‘대를 이은 혁명 계승’과 ‘주체 통일’ 야망을 견인하는 추동력이 되고 있다. 핵·미사일은 대남 통일전쟁에 필수불가결한 무력수단이다. 김정은이 문 정부 출범을 ‘미·북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절호의 기회로 삼으려 한다는 외신 보도는 북한의 한반도 혁명전략 실체에 대한 우리의 경각심을 일깨운다.

문 대통령과 정부는 북한 상황을 엄중히 인식해야 한다. 동맹과 대오(隊伍)를 유지하며, 힘에 의한 억지(抑止)에 주력해야 한다. 실효성 없음이 입증된 ‘햇볕’ 기조를 복원해 아까운 시간과 자원을 김정은에게 할애할 때가 아니다. 장밋빛 대북 색안경을 과감히 벗고, 북한 핵무장 이후 급변한 한반도 전략 환경에 눈을 떠야 한다. 분노의 대상이어야 할 독재자에게 ‘위원장’ 칭호를 붙여 호의를 기대하는 모습은 국민들의 도덕적 자존감을 손상시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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