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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逆닉슨(Reverse Nixon)’ 전략―美·러 연대로 中견제
[ 2017-01-30 03:38:00 ]
작성자
자유연합
조회수: 1600        

[북한 2017.2월호]<이달의 안보포커스>

트럼프의 ‘역(逆)닉슨(Reverse Nixon)’ 전략
― 美·러 연대로 중국 견제

트럼프의 미·러 연대 전략

2016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러시아가 사이버 해킹으로 선거에 개입했다는 증거가 드러나 미국이 큰 논란에 휩싸였다. 이 문제는 급기야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보기관(intelligence community) 간 신뢰 문제로 비화되기까지 했다. 특히 클래퍼 국가정보국장은 대통령의 건전한 ‘의구심(skeptism)’을 수용하면서도, 정보기관의 전문성에 대한 ‘비방(disparagement)’은 국가안보를 위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에 대한 보복조치로 35명의 외교관을 추방하고, 러시아 정보기관이 관련된 2개의 시설을 폐쇄한 바 있다.

한편 트럼프 당선자는 러시아의 해킹 사실을 부정하지는 않으면서도 선거 결과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와의 연대 필요성을 일관되게 강조해 주목을 받았다. 취임 직후 미·러 정상회담 개최가 거론될 만큼 러시아와의 유대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공화·민주 양당의 초당적 러시아 해킹 비판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거듭되는 러시아 옹호 이면에는 단순히 대통령 당선에 대한 적법성(適法性) 확보 차원을 넘어선, 보다 큰 대외전략 밑그림이 엿보인다.

곧 중국의 급격한 대외 팽창을 견제하기 위한 러시아와의 연대 전략이 그것이다. 역(逆)닉슨(reverse-Nixon) 전략으로도 불리는 이 대외 노선은 대표적인 현실주의 정치학자인 미어샤이머(Mearscheimer)의 지론이기도 하다. 1970년대초 미국이 중국을 끌어들여 소련의 팽창을 억제했던 방식을 역으로 활용하는 21세기초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인 셈이다.

물론 미·러 간 충돌 요인도 상존한다. 예컨대 양국 간 핵경쟁이 가열되고 있고, 미군의 폴란드 주둔을 놓고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보다 중국의 군사적 팽창을 훨씬 심각한 위협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남사군도 군사기지 건설 등 동아시아에서의 중국의 군사 위협은 미국의 인내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 미국의 차기 행정부는 오바마의 아시아 균형정책을 훨씬 능가하는 강력한 ‘트럼프식 아시아 회귀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4대 강국에 둘러싸여 분단 상태에 있는 우리로서는 강대국 간 역학(力學) 구도 변화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미어샤이머, “미·러 연대로 중국 견제” 강조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의 대가(大家)로 알려진 미어샤이머 교수는 「내셔녈 인터레스트(The National Interest, 2016.11.27.)」에 기고한 칼럼에서 미국의 자유민주주의 확산 목적의 ‘개입 중심’ 대외전략(liberal hegemony)이 실패했다고 규정하고, 역외균형(Off-Shore Balancing) 전략에 입각해 과도한 대외개입을 삼가는 대신, 미국의 안보에 핵심적인 유럽·중동·동아시아에서 세력균형을 유지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주요 목표는 이들 지역에서 패권 도전국가의 흥기를 억제하는 것이라며, 다행히 유럽과 중동에서는 이렇다 할 패권국가의 부상이 예견되지 않고 있는 반면 중국의 흥기는 미국이 당면한 최대 안보위협이라고 평가했다.

미어샤이머에 따르면, 러시아의 경우 인구 감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경제가 지나치게 가스 및 원유 수출에 의존돼 있어 국력 증가에 한계가 있다. 설사 앞으로 러시아 경제가 현대화되고 인구가 증가해도, 동유럽을 넘어 유럽 전체로 군사력을 투사하기에는 힘이 부족하다고 그는 진단한다. 그리고 그 경우에도 유럽국가들이 모스크바의 야망을 억제할 군사적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미국은 유럽국가들에게 스스로의 안보를 책임지도록 유도해야 하며 유럽 주둔 미군을 감축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역(逆)닉슨 전략’의 요지는 러시아가 미국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아닌 이상, 가장 핵심적 위협인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러시아와의 관계를 증진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미·러 양국은 대(對)테러 전쟁, 시리아 내전 종식, 이란의 핵개발 억제 등의 현안에 있어 공통의 이해를 갖고 있는 반면, 중·러 양국은 역사적으로 긴 국경을 통해 상호 경쟁관계였다는 점에서 푸틴의 호응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므로, 미국이 지금까지의 친중(親中) 경향 대외전략을 수정한다면 충분히 러시아의 협조를 얻어낼 수 있을 것으로 미어샤이머는 진단한다.

첨예해지는 동아시아 패권 각축―美日과 中 간 갈등 고조

동아시아에서는 최근 중국의 공격적인 군사 팽창 및 무력시위로 불길한 기운이 감지되고 있다. 항모 랴오닝(遙寧)함 전단이 서해에서 남중국해로  발진해 무력시위를 벌인 후 대만 해협을 통해 북상 귀환했다. 특히 핵 탑재 폭격기를 포함하는 수십여대의 중국 공군기가 한국방위식별구역(KADIZ)을 침범, 이에 대응한 한국 및 일본 공군기 50여대와 동해 상공에서 함께 뒤섞이는 전례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중국의 위협에 대응해 미국의 칼빈슨 항모 전단이 동아시아 해역에 배치돼 남중국해로 진출했다. 영국도 2020~2023년 취역 예정인 최신예 항모 2척을 태평양지역에 파견해 미국과 공동 보조를 맞추고 있다.

중국의 전방위 무력 시위는 우리에게 한·미 동맹과 한·미·일 3각 안보협력이 절실한 안보 방파제임을 인식하게 해주었다. 중국이 THAAD를 빌미로 ‘약한 고리’인 한국을 한·미·일 연합방위체제로부터 떼어 내려는 전략을 추구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중국이 앞으로도 획기적인 국력 신장을 지속한다면, 동아시아에 있어서 미국의 영향력을 밀어내고 배타적인 영향력과 지배를 구축하려 시도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트럼프 신 행정부의 중국·북한에 대한 대응은 단호하다. 틸러슨 신임 국무장관 지명자는 의회 청문회에서 북한을 “악당(bad actor)이자 적(敵, adversary)이며, 중대한 위협”으로 규정했으며, 중국에 대해 “인공섬 건설 불허” 방침을 선언하고 북핵 관련 세컨더리 보이콧의 엄격 적용 의지를 천명했다. 국방장관 내정자 매티스는 한반도 상황에 대해 “2차대전 이후 가장 불안한”하다면서 “일촉즉발(volatile) 상황”으로 파악하고, “선제공격”도 선택지 중 하나라고 밝혔다. 폼페오 CIA국장 지명자도 “北·中·러·테러집단이 미국에 대한 4대위협”이라고 규정했다.

미국은 또한 북한의 ICBM 발사를 감시하기 위한 고성능 X-밴드 레이더(SBX-1)를 서태평양으로 이동 배치했다. 북한 미사일에 대한 요격 준비에 나섰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김정은의 ‘2017 핵·미사일 완성’ 시간표

2017년 신년사에서 김정은은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개발이 “마감 단계”에 왔다고 선언하고, 그의 33세 생일인 1월 8일에는 외무성 대변인 문답을 통해 “임의의 시각과 장소에서” ICBM을 발사하겠다고 위협했다. 지난 여름 귀순 망명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는 “김정은은 1조 아닌 10조 달러를 갖다 준다 해도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북한은 2017년까지의 ‘핵 완성’ 시간표를 확정해놓고, 핵·미사일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물론 아직 5년 정도 더 있어야 북한의 ICBM 실전배치가 가능하다는 신중론도 있다. 인공위성 전문가인 존 쉴링(Schiliing)은 ‘38 North’에 게재한 칼럼에서 북한의 핵탑재 ICBM이 실전(operational) 단계에 이르려면 “수년 동안의 실패와 성공을 거듭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빨라도 2020년 이전에는 실용화 가능성을 낮게 본 것이다. 페리 전 국방장관도 “앞으로 수년 내에(in the next few years)” 북한의 미 본토 도달 ICBM의 실전 배치를 점치고 있다.

그러나 SLBM의 경우에서 보듯,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속도는 언제나 예상을 뛰어넘는다. 북한의 SLBM 개발이 당초 예상했던 기간을 대폭 단축한 점에 많은 전문가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특히 북한의 경제 상황은 현재 호전되는 분위기이고, 김정은 정권은 상대적 안정기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방부가 발간한 「2016 국방백서」(2017.1.11.)는 북한이 5차례의 핵실험 끝에 50여kg의 플로토늄을 보유해 약 8~12여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핵무기 1개에 4~6kg의 플루토늄이 소요됨을 감안한 것이다. 백서는 또 북한군 병력을 2년 전보다 8만명 증가한 128만명 정도로 파악했다. 주목되는 것은 1만명 규모로 편성된 ‘핵전략군’ 부대다. 이 부대는 중국의 ‘로켓군’처럼 핵·미사일 전력을 중점 운용하는 임무를 띠고 있다. 백서는 또한 북한이 핵탑재가 가능한 스커드(사거리 300~500km)와 ER 미사일(사거리 800~1,000km)을 실전배치했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의 사이버전(戰) 능력은 미 태평양사령부를 마비시킬 정도라고 평가됐다(국방기술품질원, 2016년말 보고서). 북한은 또한 경제력 대비 최대 군사비(GDP의 23%)를 사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미 국무부 「2016 세계군사비지출 보고서」). 한국의 GNP 대비 군사비 비율은 2.6%다. 달러로 환산된 북한 국방비는 35억 달러로 301억 달러인 한국의 약 1/8에 달한다. 한편 미 국방비는 7천여억 달러로 전 세계 국방비의 43%에 해당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트럼프, 북핵을 우선순위로―강경해지는 미국의 대응전략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전후하여 미국의 북핵 대응이 강경한 모습을 띠기 시작했다. 김정은의 핵·미사일 호언장담에 대해 트럼프 당선자는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It won’t happen.”)이라며 북한의 위협을 일축했다. 미국의 관심은 북한의 핵탑재 ICBM을 어떻게 막아낼 것인가에 집중되고 있다.

카터 국방장관은 언론 인터뷰(1.8)에서 북한의 핵·미사일이 미국에게 “심각한 위협”이라면서, “격추” 용의를 천명했다. 그동안 협상을 먼저 해보고 성과가 없으면 강력 대응하자는 주장을 폈던 페리 전 국방장관도 “공해(公海)상(over international waters)에서의” 북한 미사일 격추 방안을 제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월 2일 사설에서 북한이 ICBM을 시험발사할 경우, 이를 요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요격’ 등의 강력한 대응이야말로 김정은의 핵개발을 늦출 수 있고, 미국의 효율적인 억제력을 과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의 내부 정치상황이 미국의 북핵 대응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컨대, 정권교체로 THAAD 배치가 철회되거나, “우리민족끼리”를 고리로 민족 공조가 한·미 공조보다 앞서 나갈 경우, 미 지상군 철수가 현실화될 수 있고 지상군이 없는 한반도에서 미국은 ‘북폭(北爆) 중심의 선제공격을 보다 과감하게 실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 케이토(CATO) 연구소의 덕 밴도우 연구원과 외교협회(CFR)의 부트 선임연구원은 한국 대선에서 야당이 집권할 경우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압박이라는 큰 틀 속에서 북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전략 의도를 갖고 있는 듯하다. 곧 중국의 아킬레스건인 ‘하나의 중국’ 논란과 미·대만 관계, 그리고 무역 이슈 등과 관련해 중국 압박을 강화함으로써, 북핵 해결을 위한 지렛대(leverage)로 활용하는 전략이다. 만약 트럼프의 강경책이 실패하면, 미·북 직접협상 시나리오가 대두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한국 안보의 입장에서 가장 위험한 시나리오다.
         
한국의 안보 과제―中·北 압박하는 미국과 공조 강화해야

트럼프 신 행정부의 대외전략이 의회 청문회를 통해 윤곽을 드러냈다. 러시아와는 비교적 안정적 관계를 유지하는 대신 중국의 팽창은 강력 저지하면서, 그 큰 틀 속에서 북핵 문제를 처리해 나간다는 것이다. 북핵을 결코 방치하지 않겠으며, 특히 미 본토를 겨냥한 ICBM을 막기 위해 “무언가를 반드시 하겠다”는 결의가 각료 내정자들을 통해 거듭 표명됐다.

우리의 입장에선 미·중을 놓고 외교노선을 좌고우면(左顧右眄)할 때가 아니다. 한·미 동맹을 더욱 굳건히 하여 ‘글로벌 파트너쉽’을 발전시킴으로써 ‘북핵 저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일부 언론에서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 가능성을 자꾸 거론하여 동맹의 장애물인 것처럼 분석하나, 얼마든지 협상을 통해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미국이 원하는 것도 동맹의 정신과 자세 문제다. “의무를 다하지 않는 동맹을 모른척하지 않겠다”는 틸러슨 국무장관 내정자의 발언도 미·중 간 선택 문제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2017년 1월초 미국을 방문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은 플린 신임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THAAD를 예정대로 반드시 배치”하기로 합의했다. THAAD를 놓고 국내에서 갑론을박인 상황에서 매우 시의적절한 것이었다. 플린 내정자는 “THAAD는 한·미 동맹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우리의 선택은 한·미 동맹의 토대 위에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해 나가는 것이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패권국가로 흥기하는 것을 어떻게든지 막아내려 한다. 앞으로 미국의 대외전략 방향은 중국의 패권도전을 어떤 방법으로 막아내느냐에 집중될 것이다. 미국과의 적극 공조하에 중국의 부당한 THAAD 압박과 북한의 핵위협을 막아내야 한다. 페리 전 장관의 언급처럼, 핵탑재 ICBM을 추구하는 북한을 억제시키지 못할 경우 한반도 상황은 “통제 불능으로 빠져들어(spin out of control)”, 6·25보다 훨씬 참혹한 “제2의 한국전쟁”이 발발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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