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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化포럼]미래司-유엔司 二元化와 동맹의 빈틈
[홍관희]

홍관희 성균관대 초빙교수 前 안보전략연구소장

6·25전쟁이 발발하자 해리 트루먼 미국 대통령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참전 결의를 획득한 후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에게 유엔사의 깃발로 북한군을 격퇴하라고 명령했다. 이에 이승만 대통령은 국군과 유엔군 간 전투 지휘의 일원화를 위해, 국군통수권을 보유하면서도 작전지휘권을 맥아더 장군에게 위임하는 특단의 조치를 했다. 유엔사의 국군에 대한 작전지휘권 행사는 1953년 정전 이후 작전통제권 이름으로 계속 유지됐다.

세월이 흐르면서 유엔사의 임무는 정전체제 관리로 국한됐고, 한·미의 연합방위가 국가안보의 핵심임을 확신한 박정희 대통령은 1978년 11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본뜬 한미연합사를 창설하기에 이른다. 연합사의 특징은, 전시 등 유사시에 한·미 양국 군대가 ‘지휘의 통일’(하나의 전쟁, 하나의 지휘관) 원칙 아래 재편성돼 작전에 임한다는 점이다. 더욱이 세계 최강의 패권국인 미국과 합동군 체제로 운영됨으로써, 북한뿐 아니라 세계 어느 열강도 한국을 넘볼 수 없게 됐다. 특히, 평소에 분리돼 있던 한·미 군대가 연합사 체제로 전환될 때는 최고통수권자인 양국 대통령의 승인을 얻도록 해 ‘군사주권’ 논란을 불식시켰다.

노무현 정부 시절 ‘자주국방’의 왜곡 논리로 전시 작전권 환수 결정이 내려진 후,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그 시행이 2차례 연기됐다. 북한 핵 개발이 본격화하면서, 한국군의 독자 작전 능력이 불충분해 전환할 때가 아니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전작권 전환을 선거공약으로 제시했고, 이를 임기 내에 실현하기 위해 박차를 가해왔다.

마침내 지난 1일 제50차 한·미 안보협의회(SCM)에서 양국은 기존의 연합사를 대체할 미래사령부 출범에 합의했다. 새 미래사는 미군이 맡아온 사령관을 한국군 대장이 맡고 부사령관을 미군 대장이 맡게 된 점이 주목된다. 역사적으로 타국군 지휘를 받아본 적이 없는 미국이 한국 측의 파격적인 미래사 안(案)을 수용한 것은, 한·미 동맹의 근간인 연합방위 시스템을 유지하고 주한미군의 지속적 주둔을 담보하기 위한 원려(遠慮)였다.

문제는, 독자 정찰 능력도 못 갖춘 한국이 연합군을 지휘할 수 있느냐다. 아울러 북한의 위협 대응 방안을 놓고 한·미가 합의하지 못할 때 미래사가 제구실을 할 수 있을까. 문 정부가 미국과 충분한 협의 없이 9·19 남북 군사합의를 비준해 한·미 갈등이 표면화했다. 북한의 비핵화 거부에 미국이 군사적 최후 압박을 고려할 때 한국군 장성이 지휘하는 미래사가 충분히 협조할 수 있을지를 미국은 우려한다.

이에 따라 미국은 유사시 한·미 동맹보다는 미·일 동맹이나 유엔 참전국을 중심으로 대응하려는 것 같다. 이미 미·일 양군은 첨단 전력이 포함된 대규모 해상 훈련을 하고 있다. 최근엔 전년의 2배 규모인, 전면전 수준의 고강도 훈련을 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한·미 연합훈련이 줄줄이 중단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미래사가 출범해도 유엔사는 여전히 미군 대장이 지휘하게 되므로, 한국군이 지휘하는 미래사와 이원(二元) 구조로 나뉠 우려가 제기된다. 현재 동북아에선 북·중·러 연대가 강화되는 반면, 우리 측은 한·일 불화로 한·미·일 3각 안보 협력이 무실화한 상태다. 여기에 한·미 동맹마저 삐걱거리면, 유사시 한국군은 사실상 단독 방위에 나서야 할지 모른다. 문 정부가 무모한 ‘민족자주’ 폭주를 멈추고, 확고한 안보보장 장치인 한·미 연합방위를 실질적으로 되살려놓기를 촉구한다.
2018-11-05 20: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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