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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칼럼] 시진핑의 한반도 장악 음모― 김정은을 北京으로 부른 이유
[홍관희]

북한 김정은이 1월 7일부터 10일까지 3박 4일 간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조만간 미‧북 2차 정상회담이 예상되는 가운데, 작년 3번에 걸친 정상회담에 이어 네 번째로 북‧중 정상회담이 열려, 한반도 정세와 대한민국 안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번 신년 초 북‧중 정상회담의 핵심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간 2차 정상회담이 예고된 가운데 북‧중 지도자가 만나 공동 전략과 대응방향을 조율하고 공동 입장을 취해나가기로 합의한 데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북‧중 양측이 “비핵화 협상 과정을 공동으로 연구‧조종해 나가는 문제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NYT(뉴욕타임즈)(2019.1.9.)지는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무역협상에서 곤혹을 치루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 카드를 사용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북한을 대미 무역협상에서 지렛대(leverage)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무역 문제에서 양보를 하지 않으면, 북한 핵문제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경고를 보냈다는 의미이다. 북핵 문제 해결에서 중국의 도움을 원한다면, 무역 문제에서 좀 양보하라는 메시지가 아니냐는 것이다.

과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협조를 얻어내기 위해 무역 협상에서 중국을 압박했던 것과 위치가 바뀐 셈이다. 현재 중국 경제가 어려움에 처해있다는 보도가 나온다. 미국의 무역압박으로 인해, 이대로 가다간 금년 중국 GDP 성장률이 6%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편 북한은 ‘비핵화 협상’과 관련하여, 핵포기가 아닌 핵동결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음이 분명하다. 2019년 신년사에서 “더 이상” 핵 제조‧실험‧사용‧이전을 하지 않겠다는 4不 원칙을 선언했지만, 방점은 “더 이상”에 찍혀져 있다. 핵보유를 전제로 동결 쪽으로 가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북‧중 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은 시진핑에게 “미국이 제재완화를 하지 않는다”는 불만을 토로했고, 시진핑은 “북한의 관심사항이 해결돼야 한다”며 김정은을 거들었다. 북‧중이 미‧북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미(對美) 공동전선을 구축한 것이다.

WP(워싱턴포스트)지는 김정은이 미국의 압박에 대하여 “바다에 고기가 많이 있다…적어도 (큰) 물고기 하나는 있다”는 메시지를 미국에 보냈다고 분석했다. 여기서 큰 물고기란 바로 중국을 지칭하는 것이며, 미국의 maximum pressure(최대한의 압박)에 대해 버티고 기댈 언덕이 있다, 그게 곧 중국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는 의미이다.

핵보유를 향한 김정은의 강경 입장은 이미 신년사에서 “새로운 길을 갈 수 있다”는 표현에서 완곡하지만 확고하게 표명됐다. 즉 미국이 북한이 원하는 상응조치 곧 제재완화나 평화협정 등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새로운 길을 갈 수 있다”라는 반(半) 협박성 메시지를 보냈는데, 이번 북‧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북한의 손을 들어주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4번째 북‧중 정상회담은 보다 근본적인 장기전략적 관점에서 분석할 필요가 있다. 작년에 3회에 걸친 정상회담을 가졌는데, 왜 또 연초에 김정은을 북경으로 불러들여 정상회담을 갖는가?

중국이 현 미국과의 패권경쟁 국면에서, 김정은을 끌어들이려는 의도가 읽힌다. 북한의 입장도 反美 차원에서 중국과 큰 틀에서 일치한다. 특히 비핵화 의지가 없는 상황에서 미국의 압박에 버티려면 중국의 지지와 도움이 절실하다고 김정은은 믿고 있다.

예컨대 북한은 신년사를 발표한 직후 며칠 지나지 않아 “조선반도의 평화지대화”를 새롭게 주장했다. 그 내용에는 한국에서의 미 핵우산 철거, 주한미군 철수, 평화협정 등이 포함된다.

북한의 이러한 입장은 중국의 한반도 전략과 정확히 일치한다. 주지하다시피, 중국의 한반도 전략은 북한을 완충지대로 간주하여―순망치한(입술이 없으면, 이기 시리다)에 입각―설사 북한이 핵무기를 갖더라도, 북한체제가 무너지는 것은 막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쌍중단(핵개발 중단+한미훈련 중단)과 쌍궤병행(비핵화협상+평화협정 동시 진행)으로 집약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시진핑 집권 이후 중국몽에 입각한 항미(抗美) 세계전략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시진핑의 전략과 북한의 전략이 서로 부합한다.

시진핑은 2017년 10월 제19차 당대회에서 2050년 세계 최강대국을 건설한다는 야망을 드러낸 바 있다. 모택동의 건국(建國)→등소평의 부국(富國)에 이어 시진핑 시대에 강국(强國)을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그랜드 디자인(대설계) 속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한반도에서 축출하려는 음모이고, 여기에 김정은을 끌어들여 교사(敎唆)하고 자문을 제공하여, 일종의 앞잡이(뉴스위크지는 ‘사냥개’로 표현)로 세우겠다는 의도이다.

그리하여 한반도 전체를 중국의 영향권 아래 넣겠다는 것이고, 2019년을 이런 관점에서 매우 중요하고 획기적인 해로 보는 것이다.

‘호박이 넝쿨처럼 들어온다’는 말도 있듯이, 때마침 한국의 문재인 정권이 친중‧반미‧민족자주 남북공조 노선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어, 중국은 이를 보기 드문 호기(好機)로 보고 이 절호의 기회를 십분 활용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시진핑은 김정은에게 유연하고 ‘화해 중심’의 심리전을 남한에 펼칠 것을 권고했을 것이다. 서울 답방을 권유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답방을 계기로 평화협정 체결을 서두르도록 설득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를 북한은 “공동 연구‧조종”이라 표현했고, 중국은 북핵 문제의 “정치적 해결” 및 “건설적 역할”이란 정치적 수사로 포장했다.

6‧25 직전 김일성이 스탈린을 찾아가 남침 의도를 밝히고 도와달라고 했을 때, 스탈린이 선뜻 응하지 않다가 애치슨 라인이 발표되는 것을 보고 승인한 사례가 있다. 물론 그때처럼 노골적으로 무력도발을 도모하진 않겠지만, 우선 평화적‧非무력적 방법 곧 연방제로 가장한 적화통일을 단계적이고 점진적으로 도모하도록 시진핑이 김정은에게 권유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

더욱이 지금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주한미군을 철수하려는 의사를 갖고 있다. 비록 미 의회에서 한‧미 동맹 지지 입장이 분명히 나오고 있으나, 대통령의 입장이 갖는 영향력을 무시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국내외에선 제2의 애치슨 라인이 그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북‧중 연대가 강화되는 가운데, 한‧미‧일 3각 안보협력체제는 거의 와해 상태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미 동맹 균열도 심각하다. 방위비 분담 협상은 결렬된 상황이고, 한‧일 간 갈등은 악화일로다. 한‧일 간 동해 레이더 조사 문제로 불신과 대립이 증폭되는 가운데, 위안부 협정이 파기됐고 대법원 강제징용 판결로 한‧일 갈등이 곪을 대로 곪아 있는 상황이다.

지난 7일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가 “한반도 전체를 비핵지대화”할 수 있다고 발언했는데, 이는 북한의 미국 핵우산 철거 요구를 사실상 들어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물론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했지만, 현 상황에서 이 전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는가?

결국 북한의 핵개발은 사실상 방치하면서, 북한의 요구는 거의 들어주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입장을 단적으로 드러낸 말이다. 또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개성공단 금강산관광의 조건 없는 재개를 원하는 북한의 의사를 환영한다고 말했는데 이는 천안함 폭침과 관광객 피살에 대한 북한의 先사과 원칙에 어긋난다.

결론적으로 2019년 한반도 정세는 북한 비핵화가 물 건너가는 상황에서, 북‧중이 연합해 추구하는 ‘한반도 비핵화/한반도 평화지대/한반도 비핵지대’ 실현 곧 주한미군 감축‧철수와 평화협정 체결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 과정에서 남북한과 중국 3자가 연대하고 미‧일이 연합하여 대립하는 신 냉전 국면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국이 한‧미‧일 안보협력체제에서 이탈하여 북‧중 편에 설 때 불어 닥칠 안보 재앙을 이 정권은 인식하고 있는가?

새해 들어 북한은 문재인 정권을 볼모로 잡는 한편, 핵‧미사일을 한 손에 쥐고, ‘우리민족끼리’를 앞세워 대남 회유와 협박을 병행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정권이 친중‧친북‧반미‧반일 정책을 바꿔야 대한민국이 안전하다. 문재인 정권의 오도된 외교안보 노선을 규탄하며, 그 전환을 강력히 촉구한다.

                                                                    홍관희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초빙교수)
2019-01-11 12: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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