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戰爭 위기의 한반도, ‘同盟 이탈’ 위험하다..연합司 대신 UN司 체제로 가나?
[홍관희/서울경제신문 시론]

지난 2017년은 김정은에게 회심의 한 해였을 것이다. 6차 핵실험으로 탄두 소형화에 성공하고 수소탄급 폭발력을 확보했으며, 25회의 미사일 시험 발사 끝에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의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 신년사에서 김정은은 “ICBM 완성의 마지막 단계 진입”을 호언했었고, 그 계획을 거의 관철했다. 작년 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강도 높은 2397호 제재 결의에도 김정은은 “전쟁 행위”라며 반발했고, 앞으로 더 과감히 “통 큰 작전”을 전개하겠다고 선언했다. 그의 ‘핵무장→한반도지배’ 야망이 요지부동임을 재확인하게 된다.

김정은이 핵보유 야망을 꺾지 않는 한, 미국과의 정면충돌은 불가피하다. 미국은 북한 ICBM 완성 데드라인을 금년 3월로 확정하고 군사옵션 준비를 완료한 상태다. 한국전쟁 당시의 오판(誤判)을 통감하고 외교적 해법을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신중한 성격의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마저 “한반도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6·25 이후 최대 전쟁위기에 봉착한 가운데, 우리는 지금 외교·안보 정책의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선제공격을 포함하는 모든 옵션에 미국과 함께 할 것인가, 아니면 “동맹이 깨지는 한이 있어도 전쟁은 반대”라며 미국의 군사행동 시 동맹 이탈의 도박을 강행할 것인가? 북핵 대응에서 한·미가 분리되면, 기존의 한미연합사에 입각한 연합방위가 유명무실화돼 예상외의 전쟁 참화에 직면할지 모른다. 한국의 이탈에 대비, 미국은 6·25 참전국을 중심으로 일종의 다국적군 형성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캐나다에서 ‘16+⍺’개국의 외교·국방장관 회담을 개최하려는 이유다. 이 경우 유엔군사령부의 깃발 아래 미군 주도의 새로운 연합작전 형태가 생겨날 수 있다.

전쟁 등 한반도 유사시에 중국은 어떻게 대응할까? 우선 북한 북부로의 무력개입을 준비하면서 북·중 접경에 50만 명 규모의 난민수용소를 건설하는 등 북한붕괴 대비책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동시에 미·북 또는 미·중 빅딜을 통해 미군을 철수시켜 한반도를 힘의 공백지로 만드는 시나리오에도 적극적이다. 쌍중단과 쌍궤병행을 앞세워 한·미 군사훈련 중단을 한결같이 주장하는 배경이다.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청와대의 “훈련 연기” 방침이 불행을 점지하는 불안감을 주는 이유는 자칫 대북협상의 제물이 될 우려 때문이다. 버웰 벨을 비롯한 전 한미연합사령관들이 훈련 축소가 협상 수단화될 경우 미군을 철수하고 한·미 동맹을 파기해야 한다는 강력한 경고를 보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우리 안보의 근간인 한·미 동맹에 심각한 이상(異狀) 징후가 목격된다. 한반도 유사시 북한 처리를 놓고 미·중 간 밀도 높은 협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북핵 제거 후, 38도선 이남으로 미군이 남하할 것을 중국에 약속했다”고 공개했다. 또 매티스 국방장관은 한반도 통일과 관련, “중·러와 의견 접근을 보지 못했음”을 실토했다. 북한 급변 시 한·미 작계에 의한 통일 복안이 중·러의 반대로 물 건너가고 있음을 암시한다.

북핵을 비롯한 한반도 안보·통일 문제에 있어 한국은 완벽히 ‘패싱’되고 있다. 미 국무·국방장관의 발언 속에 한국의 존재가 미국의 시야에서 사라지고 있음을 본다. ‘철갑(ironclad)’으로 상징되던 한·미 동맹이 왜 이 지경에 이르렀는가? 한 마디로 신뢰를 잃고 각자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THAAD 불협화음, 3불(不) 저자세, 한·미·일 훈련 반대, 인도·태평양 연합 불참, 중국의 팽창전략인 중국몽 찬양과 일대일로 지지, 그리고 최근 한·미 훈련 연기에 이르기까지 문재인 정부의 외교가 동맹 이탈과 중국 러시로 수렴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8년 최대 국정과제는 물샐틈없는 한·미 연합방위로 전쟁을 예방하는 것이다. ‘절대 평화’를 호소하는 감성(感性) 정치만으로 전쟁 위기를 돌파할 수 없다. 순간의 실수로 나라가 무너지고 국민이 불행에 빠지는 상황만은 막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중국과 북한에 대한 근거 없는 기대와 환상을 버려야 할 것이다.

홍관희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8-01-01 09:5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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