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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포커스] 트럼프의 한반도 구상
[홍관희]

입력 :  2018-06-25 04:00

[한반도포커스-홍관희] 트럼프의 한반도 구상 기사의 사진  6·12 정상회담이 북·미 간 오랜 적대관계에도 전격 이뤄져 그 배경과 결과를 놓고 의론이 분분하다. 특히 회담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강한 충격을 줬다. 동맹국인 미국의 대통령이 방어적 성격의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북한의 선전 용어대로 ‘도발적(provocative)인 전쟁 게임’이라고 표현하며 훈련 중단을 선언해서다. 과연 트럼프 행정부의 한반도 전략 구상에 근본적 변화가 있는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일단 북한을 비핵화 협상으로 유도하려는 전술적 목적으로 보인다. 기자회견 직전 방영된 4분가량의 ‘북한의 기회 이야기’ 제하(題下) 영상도 이를 확인해준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의 길로 들어서면 미국이 대규모 경제지원을 제공하고, 이에 힘입어 북한은 체제 번영과 주민 복지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고한 체제보장 메시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에서 형성된 선의와 친밀감을 토대로 당근 제공을 확약하면 김정은을 설득할 수 있으리라 판단한 듯하다. 그러나 극도로 폭압적 세습체제의 특성을 감안하면 이런 유화적 대북 접근이 성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김정은은 제한된 범위 내에서 경제를 개방해 외화를 획득하고, 경제난관 극복으로 정권 안보 확보를 원한다. 광범위한 개방은 주민들을 각성시켜 반김(反金) 봉기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어 오히려 두려워하고 경계한다.

북한은 체제 존망을 걸고 오랜 세월 각고(刻苦) 끝에 핵·미사일 보유에 성공한 만큼 이를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김정은은 비핵화 실무회담이 결렬될 경우 예상되는 미국의 압박에 대처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19∼20일 베이징을 방문해 3차 북·중 정상회담을 가진 것은 중국을 강력한 배후세력으로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다.

한편 정상회담 이후 ‘더 이상 북한으로부터의 핵위협은 없다’고까지 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북한이 미국의 안보·외교·경제에 특별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동시에 대북 제재를 1년 더 연장하고 ‘선(先) 비핵화, 후(後) 제재 해제’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정은이 비핵화 실무회담을 지연시키는 데 대한 압박으로 분석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을 고려할 때 김정은의 비핵화 거부 의사가 조만간 드러나면 지난해보다 훨씬 공격적인 군사옵션이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남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 역시 격변을 거듭하고 있다. 지금은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면서도 주한미군 철수를 일관되게 지지하는 발언은 대한(對韓) 인식의 급변을 알리는 위험 신호다. 동맹국의 자유민주체제 수호라는 주한미군 주둔의 명분이 급격히 퇴색되고 있다. 대신 손익계산 측면에서 한·미동맹과 주한미군을 바라본다.

이런 상황의 책임에서 우리도 자유롭지 않다. 사드(THAAD) 배치를 둘러싼 불협화음, 3불(不)로 표현되는 반동맹 친중 노선, 안보의 토대인 동맹보다 과도한 남북합작 추진 등 일련의 정책 과오가 축적돼 미국의 한반도 전략 변화를 유도한 것 아닌가.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유예에 이어 한·미 해병대훈련도 중단되는 등 양국 군사공조의 이완 속에 미·일 훈련은 강화되고 있다. 대북 군사행동 시 미·일 중심이 될 것과 나아가 제2의 애치슨라인 부활을 예감하게 한다. 주한미군 철수는 한반도 남부에 힘의 공백을 초래해 예상 밖의 혼란과 비극을 야기할 수 있다. 남북이 연방제 통일을 추구하는 가운데 북한의 대남전략 음모가 본색을 드러내고, 미군이 떠난 자리에 중국과 일본의 영향력 확대 경쟁이 가시화될지 모른다. 북한의 무력위협이 제거되지 않은 상황에서 절제되지 않은 대북 접근과 탁상공론식 다자(多者)안보적 접근은 위험하다. 동맹에 기초해 다져온 국가안보의 근간을 흔드는 일만은 삼가야 한다.

홍관희(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초빙교수)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969895&code=11171395&cp=nv
2018-06-25 05: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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