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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포럼]NATO처럼 다시 對北제재 강조할 때
[홍관희]

원제: 비핵화 비관론 속에 對北제재 강화해야

홍관희 (성균관대 초빙교수·정치학)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해, 독일의 러시아 가스 수입을 거론하며 ‘러시아의 포로(captive)’라고 맹비난했다. 또 회원국들의 GDP 대비 2% 국방비 지출의 즉각 실행과 4%로의 상향 조정을 요구했다. 때마침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미·러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통적 유럽 우방과의 동맹관계를 격하시키고 적성국인 러시아를 이롭게 하는 조치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포위하기 위해 러시아를 끌어들이려는 역(逆)닉슨 전략을 펴고 있다고 분석한다. 1970년대 초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헨리 키신저 당시 안보보좌관의 조언에 따라 소련의 팽창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을 포용한 전략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관세 분쟁 등 미·중 패권쟁투가 본격화하면서, 2차 대전 후 세계를 이끌어 온 ‘힘과 선의’에 입각한 미국 주도의 패권안정 질서가 근본적으로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흔히 트럼프 대통령을 불가측한 지도자라고 묘사하지만, 면밀히 보면 그에게선 미국의 이익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려는 미국 제일주의가 일관되게 발견된다.

6월 미·북 정상회담 이후 주목받는 트럼프 행정부의 김정은 치켜 올리기 전략도 북한을 중국으로부터 떼어내 우군으로 삼으려는 원려(遠慮)가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비핵화 정책은 곳곳에서 암초를 만나며 그 전망이 급격히 비관적인 것으로 바뀌고 있다. 우선 김정은이 원하는 것은 중·베트남 스타일의 전면 개혁·개방이 아닌 수령독재의 보존이라는 것과, 어떤 대가를 주더라도 ‘만능의 보검’인 핵무기를 포기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 대북 핵정책의 패인이다.

핵 협상의 선두에 섰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3차 방북이 성과 없이 끝난 후 북한 비핵화는 ‘수십 년 걸릴(decades-long) 도전’이라고 실토했는데, 이는 불과 수일 전 완전한 비핵화에 자신감을 보이던 태도와는 사뭇 다른 것이다.

핵 협상이 교착국면에 들어서면서 북한의 속셈이 서서히 정체를 드러내고 있다. 노동신문이 ‘핵무력 건설’을 재주장할 만큼 핵포기 의사가 전무한 가운데, 특유의 살라미 전술을 전개해 비핵화 협상을 지연시켜 시간을 벌려고 한다. 미군 유해 송환과 동창리 시설 폐쇄가 미국을 유혹하는 새로운 살라미 전술 품목으로 등장했다.

김정은 정권의 치밀하고 계획적인 폼페이오 농락 이면에 중국의 강력한 후원이 도사리고 있다. 7월 현재 평양의 휘발유 값은 리터당 1,445원을 기록해 1월의 26,000원 대비 무려 20분의 1 가량 하락했다. 그만큼 기름 공급이 대폭 증가하고 있다는 증거인데, 북·중 암거래로 유엔 제재를 무력화시킨 책임에서 중국은 자유롭지 못하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대응은 어떤가? 문재인 정부는 북한 비핵화가 시작되지 않았는데도 국방의 핵심인 3축 체계 예산을 대폭 축소하는가 하면 4단계 군축설이 회자될 만큼 각종 안보 무력화 조치에 나서고 있다. 특히 미·북 중재를 자처하며, 비핵화를 거부하고 대미 비난을 일삼는 김정은 정권을 이해하고 대변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 국민을 어리둥절하게 한다.

비핵화 없이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서두르는 것도 무책임하다.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자유를 보호하지 못할 때, 국민의 분노가 치솟게 된다. NATO 회원국들이 어제 공동성명에서 북한에 대한 ‘결정적 압박’을 강조했듯, 자체 방위역량 강화와 최대의 압박·제재는 현 시점에서 양보할 수 없는 절박한 대북 정책방안이다.
2018-07-14 11:3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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