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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전략 변화: 二重性과 兩面전술의 극대화
[홍관희/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월간 KIMA 12월호]

김정은의 ‘변신’: 진실한 변화인가, ‘트로이의 목마’인가

2017년은 김정은이 질풍노도처럼 핵‧미사일 전쟁 준비에 올인한 한 해였다. 9월 3일의 6차 핵실험과 11월 29일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발사가 상징적인 사건인데, 이후 북한은 사실상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그 배경에 김정은의 ‘통일대전’ 전략이 숨어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2018년 초 평창올림픽에 참가한 것을 계기로 북한의 대남‧대외 입장에 큰 변화가 생겼다. 이후 4월 남북정상회담과 6월 미‧북 정상회담이 이어졌고, 지리멸렬한 비핵화 협상이 진행돼왔다. 머지않아 김정은의 답방이 예상되는 가운데, 지금 한국 사회에선 김정은의 전략 변화 여부에 대한 논쟁이 한창이다. 김정은의 변신이 신뢰할만한 변화인지, 평화를 가장한 일종의 한반도판 트로이 목마인지의 논란이다.

일부 대학생은 김정은이 비핵화를 약속했고 진정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며 북한 ‘인민’들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찬양한다. 보수 캠프로 분류되는 일부 야당의원들조차 김정은이 실제로 변화했다고 말한다. 물론 대다수 국민들은 아직도 김정은에 대해 고모부(장성택)와 친형(김정남)을 무참히 살해하고 핵무기로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젊은 독재자라는 보편적 인식을 갖고 있다.

지난 3월 김정은은 정의용 한국 특사단을 만나 “비핵화가 선대의 유훈”이라며 비핵화 약속을 외부에 표명했으나, 실제로 노동신문 등 북한의 공식 매체는 특사단 귀환 직후 “조선의 핵보유는 정당하며 시비거리로 될 수 없다”면서 “정정당당하게 핵무기를 보유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진의가 무엇인지 헷갈리게 한다.

지난 9‧19 남북군사합의에서 김정은이 한국의 서해북방한계선(NLL)을 인정한 것으로 전달되었으나, 북한은 그 후 종래의 ‘서해경비계선’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를 두고 북한의 진정한 의도가 무엇인지, 혹 지도부와 군관계자 간 의사소통 문제가 있는지의 의문도 제기되었다.

북한 의사결정 과정에 혼선 있나

고위 탈북민을 포함한 다수의 북한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입을 모은다. 북한과 같은 일사불란한 수령체제하에서 김정은의 뜻에 반하는 입장을 하부 관리들이⎯고의건 실수건⎯표명하는 일은 용서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비핵화나 NLL에 관한 북한 내 입장 불일치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최근 김정은이 ‘비핵화 사기극’을 펼치고 있다는 국내외 비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곧 겉으로는 비핵화를 언급하면서 속으로는 소형핵탄두와 중단거리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는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의 비핵화 발언은 “조선반도 비핵화”라는 수사 속에 감춰진 기만이며, 한‧미를 겨냥한 대외용임을 한시라도 잊어선 안 된다.

미국에 대해선 비핵화 할 것처럼 보여 시간을 벌고, 종전선언‧제재완화‧한미훈련 중단과 같은 전리품을 획득하려 한다. 한국에 대해선 비핵화를 선전하여 한국민의 안보의식을 약화시키는 한편 가능한 한 대북지원을 얻어내려 한다. 그러나 대내적으로는 북한 주민들에게 핵보유 업적이 김정은 시대에 달성된 것으로 선전하여 체제결속을 도모하려는 것이다. 아울러 NLL을 인정할 생각이 추호도 없으면서도, 남북군사합의를 성사시킴으로써 한국군의 훈련‧정찰 축소 및 핵심부대 후진, 그리고 비대칭 GP 파기 등 전략적 이익을 확보하려 한다.

정신질환으로부터 합리성 회복⎯주체통일 밑그림 그리는 듯

불과 1년 전 통일대전을 공언하던 김정은이 비핵화 협상의 국제무대에 등장하여 평화 추구자의 면모를 보인 것은 한반도 정세에서 일대 격변이었다. 2017년 후반기에만 해도 “서울을 쓸어버리겠다”는 등 증오 어린 표현을 마다하지 않던 그가 “민족화해‧민족자주”를 부르짖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김정은이 더 이상 분노조절장애나 과대망상증을 앓는 정신질환자가 아니라 북한 입장에서 냉정하고도 합리적인 대남‧대미 전략을 추구하는 인물임을 알 수 있다. 더욱이 그는 그동안의 학습효과를 통해 속마음을 감추고 외교적 레토릭으로 위장할 줄 아는 수준으로 성장했으며, 기본적인 대남전략을 견지하되 유연한 양면전술을 구사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대한민국 입장에선 매우 위험한 사태 발전이다. 그가 회심의 ‘조선반도 주체통일’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결국 김정은의 노림수는 핵‧미사일 완성을 파키스탄 방식으로 국제 공인받은 후, 이를 매개로 미국을 한반도에서 손 떼게 한 뒤 남한을 굴복시키는 것이다. 1단계로 남한 내 북한동조 세력과의 연대를 통해 평화적 적화를 추구할 수도 있고, 여의치 않으면 NLL 등 군사적 취약지점을 기습 선점해 이를 기정사실화한 후 협상국면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 제2의 애치슨 라인과 같은 국제적 안보 여건이 조성되면 특수부대를 앞세워 기습 공격을 감행해 한강 이북을 점령하는 시나리오도 살아 있음을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부드러운 그의 미소 속에 감춰진 위험을 간과해선 안 된다.
2018-12-04 19: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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