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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논단]천안함 10년…北사과 받아내야 한다
[김성만 前 해군작전사령관 예비역 해군 중장]

[오피니언] 문화논단  게재 일자 : 2020년 03월 25일(水)
 
김성만 前 해군작전사령관 예비역 해군 중장

올해는 북한군의 기습공격으로 해군 천안함(초계함)이 침몰하고 연평도가 불바다가 된 지 10년이 되는 해다. 정부 주관 ‘제5회 서해수호의 날’ 행사가 오는 27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있을 예정이다. 2002년 제2연평해전, 2010년 천안함 폭침 및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무력 도발을 잊지 말자는 취지의 행사다. 천안함 폭침 사건이 2010년 3월 26일 발생한 점을 고려해 2016년부터 3월 넷째 금요일을 ‘서해수호의 날’로 정했다. 정부는 기념식 때마다 북한 도발에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해결하지 못한 근본적인 과제가 있어 공허하게 들린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은 정전협정·유엔헌장·남북합의서를 위반한 전쟁 도발 행위다. 특히, 민가에 대한 포격은 국제 전쟁법 위반이다. 북한 잠수정이 2010년 3월 26일 야간에 백령도 우리 영해 내로 침투해 천안함을 어뢰로 기습 공격했다. 승조원 104명 중 46명이 천안함 침몰로 순국했다. 북한군은 그해 11월 23일 오후에 연평도를 두 차례 무차별 포격했다. 교전 중 해병 2명이 전사하고 민간인 2명이 숨졌다.

그래서 이명박 대통령은 재임 시 북한에 ‘사과, 책임자 처벌, 손해배상,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북한은 이를 거절하고 ‘천안함 사건은 남측의 자작극, 모략극’이라고 주장한다. 또, 북한은 남측이 북측 영해에 사격훈련으로 먼저 도발해 자위권으로 포격했다고 억지 주장을 편다. 당일 연평부대 사격훈련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남쪽 우리 영해에서 과거부터 주기적으로 해오던 훈련이다. 이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우리 측이 천안함 폭침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하자 북측은 쌀 50만t을 요구했다. 그 역시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는 북한의 잇단 도발(핵실험, 탄도미사일 발사, 전쟁 위기 조성 등)로 군사회담도 열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는 3차례의 남북 정상회담, 남북 국방장관 회담까지 했으나, 북한에 사과를 요구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문 정부는 그동안 잘 지켜지던 대북 5·24 조치를 심각하게 훼손했다. 2018년 2월에 북한 만경봉 92호가 묵호항에 입항하고 우리 스키 요원들이 북한 마식령스키장에 가서 훈련했다. 도발 주범인 북한 김영철이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 참석을 핑계로 남측을 방문해 대통령도 만나고 특대접을 받고 갔다. 여기에 더해 올해 들어 정부는 ‘개성공단 재가동, 남북 철도 및 도로 연결, 북한 지역에 대한 개별관광’을 추진하고 있다. 이 모두 5·24 조치에 위배되는 일이다.

이렇게 되자 북한은 문 정부가 출범한 이후 언론 매체를 총동원해 ‘천안함 사건은 한국 정부의 자작극, 모략극이다’ ‘5·24 조치를 해제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우리 정부가 개최한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 때 이낙연 국무총리의 기념사를 비난하며 2018년 4월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 놀음은 명백히 북남관계 개선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조선반도의 평화 흐름에 역행하는 용납 못 할 대결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래도 되는가. 정부가 북한에 사과를 요구하지 않고 시간만 보낸다면 ‘천안함 폭침 도발은 남측의 자작극’임을 인정하게 되는 셈이다. 그리고 서해 NLL과 서해 5도 영해에 대한 포기로 간주될 소지가 있다. 국가와 군의 정체성 상실로 이어지는 중대한 문제다. 따라서 군 통수권자인 문 대통령이 이번 서해수호의 날 행사에 맞춰 북한에 천안함 폭침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 및 책임자 처벌을 분명하게 요구해야 한다. 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의 친밀한 관계를 고려할 때 북한이 사과할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아 보인다.
2020-03-30 20:3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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