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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합>이 발표한 성명서와 논평입니다..
제   목
美·北 정상회담 앞둔 우리의 安保 과제
[ 2018-06-06 00:56:43 ]
작성자
자유연합
조회수: 119        
홍관희 (성균관대 초빙교수·정치학)

6월 1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을 백악관에서 접견한 직후 나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북핵 관련 발언이 전 세계에 일파만파를 던졌다. 그는 대북제재의 상징인 “최대한의 압박” 표현을 자제할 뜻을 내비쳤고, 6·12 정상회담을 핵협상의 시작이라며 “과정(process)”으로서의 측면을 강조했다. 리비아 모델을 거론하며 완전하고 신속한 비핵화 달성을 추구하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미 언론들은 일제히 트럼프 행정부가 김정은 정권의 궁극적인 핵보유 전략에 기만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기도 전에 김정은이 승리를 굳혔다고 분석했다. 불량집단의 독재자로 몰리던 김정은이 자유세계 지도국가인 미국 대통령과 대좌(對坐)하는 이미지로 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났고 경제제재를 사실상 무력화하는 수준에 접근했기 때문이다.

북·중 밀무역 재개는 이제 공공연한 비밀이 되고 있다. 핵협상이 결렬된다 해도 북한이 얻을 것은 다 ‘얻었다(pay off)’는 평가가 나오는가 하면, 북한이 핵보유로 가는 입장권을 획득했다는 냉소적 비판도 제기됐다. 다행히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엊그제 싱가포르 17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북한 비핵화가 가시화 될 때까지 CVID(완벽한 비핵화)를 향한 대북제재가 지속될 것임을 밝힌 것이 다소 위안을 준다.

트럼프-김영철 면담이 이뤄지던 시각에 김정은은 평양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하고, “한반도의 비핵화”와 “단계적 해결”이라는 종래 입장을 되풀이했다. 주지하다시피 ‘한반도 비핵화’에는 미국의 핵우산 철거 등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포괄적인 내용이 들어있다. ‘단계적 해결’ 역시 냉철히 보면, 실패한 1994년 제네바핵합의의 재판(再版)에 다름 아니다.

놀라운 것은 김정은이 자국민에 화학무기를 사용해 범죄 집단으로 지탄 받는 시리아 정권의 바샤드 알 아사드 대통령과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는 소식이다. 북한의 이러한 외교행로는 과거 북한-시리아 화학무기 커넥션을 상기시킬 뿐 아니라, 북한 스스로 국제적 반미 대열에 합류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6·12 정상회담에 암운을 드리운다.

한국의 안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종전선언→평화협정’ 현안에 트럼프 대통령이 긍정적 입장을 보인 것도 예상 밖의 사태 발전이다. 북한 비핵화가 첫걸음도 떼지 않은 상황에서, 한반도에 ‘전쟁이 끝났음’을 선언한다니 얼마나 어불성설(語不成說)인가? 국제무대에서의 종전선언은 가짜(疑似) 평화를 사실로 오인하게 하는 파급효과가 있고, 정전체제를 관리해 온 유엔사령부의 해체를 촉발함은 물론 주한미군의 위상에 결정적 타격을 가할 것이 확실시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김영철 회담에서 주한미군의 잠재적 축소 문제가 논의됐다고 보도했다. 이미 미국 내 수많은 전직 관리 및 전문가들은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해 주한미군을 미·중 또는 미·북 간 빅딜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비록 아시아안보회의에서 매티스 장관이 주한미군의 미·북 회담 의제 가능성을 분명히 부인하긴 했으나, 우려가 쉽게 가시지 않는 것이 작금의 정세다.

북한이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을 강력히 반대하는 것도 대남전략 기조가 변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문제는 비핵화 이전임에도 문재인 정부가 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을 그토록 강하게 추진하는가 하는 점이다. 동맹국의 입장을 존중해온 트럼프 행정부로선 한국 정부의 요청을 무시할 수 없는 일이고, 차제에 한국의 안보는 한국 스스로 해결할 일이라는 입장으로 정리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베트남 전쟁 말기 ‘베트남 전쟁의 베트남화’ 구호로 명예로운 철군을 강행했던 닉슨 행정부의 현실주의 회귀 선례를 연상시킨다. 문재인 정부가 막연한 ‘평화’ 논리를 넘어서서 국민 앞에 소상히 종전선언 추진 배경을 밝힐 필요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비용에 대해 한국을 중심으로 중·일 등 인접국의 지불 의무를 일방적으로 강조한 것도 면밀히 검토돼야 한다.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점검해야 할 할 과제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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