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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포럼]安保 파괴에 未必的 故意 의심된다
[ 2019-11-28 20:31:46 ]
작성자
자유연합
조회수: 53        

안보 파괴에 미필적 고의 의심된다
   
홍관희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초빙교수

지금 세계인들은, 한강의 기적과 함께 산업화·민주화에 성공한 동아시아의 모범국이 돌연 유례없는 ‘국가 자살’로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놀랍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특히, 안보 파탄이 국가 붕괴의 전조인데, 그 원인이 정권 차원의 단순한 안보 무능은 아닌 듯하다. 정권 핵심에 대한민국의 안보가 무너져도 어쩔 수 없다는 미필적 고의가 내재해 있지 않나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출범 직후부터 북한과의 ‘민족자주’ 실현을 최상의 정책 목표로 삼아온 정권이기에 북한이 내세운 ‘적대시 정책 철폐’ 조건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국가 안보 허물기를 밀어붙이는 것 아닌가. 그 근거들은 판문점선언-평양선언-9·19남북군사합의 등 여러 남북 합의 문건에서 충분히 발견된다. 이 문건들에 적시된 합의 내용을 실천하려면 대한민국의 안보 붕괴는 불가피하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권은 합의 이행에 앞장서 왔다.

다행히 유예되긴 했으나, 한·미 동맹을 벼랑 끝 위기로 몰아넣었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폐기의 경우에도 그 진의(眞意)가 반일 프레임을 만들어 정치적 목적에 활용하려는 데 있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특히, 반일이 반미로 직결됨을 잘 알면서도 남북 민족 공조를 위해 필요하다면 한·미 동맹마저 희생시키려 한 게 아닌지 의심케 한다.

지소미아 파동을 전후해 문 정권에 대한 미국의 불신은 극도에 이르렀고, 이는 미군이 군사훈련을 미·일 중심으로 전개한 데서 확인됐다. 지난 22일 B-52 전략폭격기가 일본 전투기의 호위 속에 동해를 비행한 것은 미국의 동북아 전략 중심이 미·일 동맹으로 급선회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이 와중에 한·중 양국이 군사 핫라인을 증설하고 우리 국방장관이 내년 베이징을 방문한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이미 중국에 한·미 동맹 정신에 반하는 3불(不) 원칙을 약속한 정권이다. 더는 동맹 파탄에 기름 붓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대북 굴종 정책의 대미는 이달 초 목선을 타고 탈북한 두 청년을 적법 절차 없이 졸속 북송한 일이다. 그 함의가 오죽 심대하면 현직 부장판사까지 나서서 위헌·위법성을 지적했을까. 통일부 장관의 국회 위증은 정권의 도덕성을 강타했고, 이 청년들의 북송이 아세안정상회의에 김정은 초청과 연계된 의혹을 낳으면서 천인공노할 행태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김정은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안포 사격 지시를 둘러싼 국방 당국의 무능 대처와 사건 은폐도 안보 파탄의 중요한 실례다. 김정은이 금강산 장전항을 해군 기지화하고 NLL 일대 도서의 요새화에 나선 것은 사실상 9·19 군사합의를 용도 폐기한 것이다. 그런데도 문 정부가 남북 군사합의를 왜 금과옥조시하며 안보 위기를 방치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도 북한의 해안포 사격이 남북 군사합의 위반임을 지적했다.

안보 파괴는 중대한 반(反)국가 행위다. 이 모든 안보 파탄의 책임은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에게 귀속된다. 지금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군사 원조를 대가로 정적에 대한 공개 조사를 부탁한 혐의로 탄핵 절차가 진행 중이다. 사실관계로 볼 때, 문 대통령의 안보 관련 문책 사유는 트럼프 미 대통령에 비할 바가 아니다. 그만큼 우리 안보 상황이 엄중하고 국민적 우려와 분노가 팽배해 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정권 차원의 과감한 대북·안보 정책 전환이 있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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