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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거짓 비핵화 막아내야
[ 2018-04-02 07:51:00 ]
작성자
자유연합
조회수: 172        

입력 :  2018-04-02 05:05

[한반도포커스-홍관희] 김정은의 거짓 비핵화 막아내야 기사의 사진  전격적인 북·중 수뇌회담 이후 4·27 남북 정상회담 일정이 결정되면서 한반도가 대격동 속으로 들어서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존 볼턴 전 유엔 대사를 안보보좌관으로 발탁하며 리비아식 완전한 비핵화(CVID)를 북한에 요구하고, 핵협상 와중에도 ‘최대한의 압박’을 지속할 뜻을 분명히 함에 따라 김정은이 궁여지책을 모색하고 있다.

위기의 순간에 김정은이 시진핑을 찾은 것은 미국의 핵 포기 압박에 대항하기 위한 버팀목으로 항미 공동전선을 구축하고 북·중 동맹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당장 중국의 대북 제재를 완화해 숨통을 틔우려는 절박한 사정도 작용했을 것이다. 북·중 양측에는 1961년 체결된 동맹조약이 엄존해 있어 북한이 피침(被侵)당하면 중국은 군사원조를 하도록 돼 있다(물론 북한이 먼저 공격한 경우 중국의 원조 의무는 사라진다). 그러나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선(先)도발로 규정하는 미국이 예방공격 차원에서 북핵 제거를 위한 무력옵션을 사용할 경우 중국의 군사대응 여부는 불확실하다.

중국은 미국과의 패권 대결 관점에서 북핵과 한반도 문제를 바라보려 한다. 이제 시진핑은 한반도에서 기존의 미국 주도 대북 제재 노선을 따를 것인지 김정은의 손을 들어줄 것인지를 결단해야 한다. 그가 김정은을 베이징에서 환대한 것은 후자로의 전략 선회를 강력히 시사한다. 순망치한·완충지대 및 대미 전위(前衛)로서 북한이 갖는 역할과 중요성을 새삼 중시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이번 베이징 회담에서 북·중은 북핵 문제의 ‘단계적 동시 조치’ 방안에 합의했다. 과거 북한이 주장한 ‘동시 행동’ 또는 ‘행동 대 행동’ 로드맵과 동일하며, 중국이 주창해 온 ‘쌍중단·쌍궤병행’ 책략과 본질적으로 맥을 같이 한다. 곧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선언하면 한·미가 북한에 체제보장 조치(제재완화 및 군사훈련 축소·중단)를 취하고, 북한이 단계적으로 비핵화를 이행할 때 보상 조치하면서, 종전 선언을 거쳐 평화협정과 외국군 철수 문제를 다루자는 것이다. 과거 핵협상에서 반복됐던 패턴이며 미국이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과오(過誤)의 핵심이다. 북한은 기만전술을 쓸 수 없는 검증 단계에 돌입하면 항상 협상을 파기했었고, 그 사례들을 미국은 기억하고 있다.

이번 북·중 회동에서 중국을 우군으로 업은 김정은 정권은 핵을 포기하지 않는 대신 비핵화를 가장(假裝)하며 대가를 얻어내고 시간을 벌기 위한 다양한 기만전술과 책략을 구사할 것이다. 북한의 자발적인 비핵화는 사실상 어렵다고 보는 것이 객관적인 현실 인식이다. 국제정치 석학인 존 미어샤이머 교수도 며칠 전 북한이 핵 포기할 가능성은 0∼1%밖에 안 된다고 평가했다.

향후 전개될 미국과 북·중의 대결 국면에서 문재인정부가 북·중의 단계적 동시 행동 방안을 지지해선 안 된다. 북한의 거짓 선의를 믿는 건 위험하다. 현 상황은 우리에게 선택을 요구한다. 극도로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정세 앞에서, 확고한 북핵 폐기로 우리의 생존과 안보를 지킬 것인가, 아니면 북·중의 정치적 수사를 믿고 기약 없는 단계적 비핵화로 우리의 존립을 위태롭게 할 것인가. 청와대는 벌써 ‘선(先)핵폐기, 후(後)보상’ 리비아식 해법의 북한 적용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내놓아 미국과의 엇박자를 노정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북핵 협상 이후로 연기할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문재인정부의 현 북핵 접근에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분석된다.

북·중 전략동맹이 가시화된 상황에서 북한의 주장대로 단계적 비핵화와 체제보장을 맞교환할 경우 자칫 우리만 무장해제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4월 정상회담이 안보를 외면한 채 남북 민족공조의 위험한 잔치가 돼선 안 된다. 지금은 미국과 힘을 합쳐 제재·압박에 최선을 다하면서 북한의 비핵화 용어(用語) 혼란 전술과 살라미식 단계적 거짓 비핵화 음모를 막아내는 일이 시급하다.

홍관희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초빙교수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926280&code=11171395&sid1=col&sid2=1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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