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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韓美훈련 再연기·축소論은 자살골
[ 2018-02-19 18:46:42 ]
작성자
자유연합
조회수: 265        

 홍관희(성균관대 초빙교수·정치학)
 
김영남·김여정 일행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해 ‘매력 공세’를 펴고 떠난 뒤끝이 혼돈스럽다. 한반도가 새로운 미로(迷路)로 빨려 들어가는 형세다.

 대남 태도에서 발상의 전환을 유감없이 발휘한 김정은의 유연 대응이 먼저 눈에 띈다. 통일대전 과대망상증과 분노조절장애 정신질환자로까지 비쳤던 그로서는 획기적인 변화다. 그러나 그의 전략적 입장엔 추호의 변화도 없다. 문재인 정부의 ‘남북관계-한미동맹’ 병행을 ‘망상’이라며 북과 미국 중 택일을 요구하고, ‘민족자주·외세배격’의 반미 선동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그의 관심은 남북 정상회담 선물 대가로 4월 한·미 훈련 중단을 관철하는 데 온통 집중돼 있다.

 문 정부가 절대적 평화주의와 감상적 민족주의에 함몰돼 오직 북한의 ‘선의’만을 믿고 남북대화에 임하면 파국은 예정된 수순이다. 상대는 핵으로 무장한 전체주의 ‘감옥 체제’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귀국길에 ‘대화 가능성’을 열어 둔 것은 동맹국 위신을 참작한 덕담 수준의 레토릭이다. 오히려 ‘최대의 압박’을 강조한 그의 진심을 읽어낼 전문적 안목이 필요하다. 현 상황에서 미국의 기본 입장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 폐기(CVID)’를 관철하기 위해, 순전히 ‘관여 목적의 대화’는 가능하다는 것이다. 희망적 사고 프레임과 아전인수격 오인식으로부터 이젠 벗어나야 한다.

 지난 13일 미국 상원 청문회에서 댄 고츠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결단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며 김정은의 도발은 미국뿐 아니라 북한에도 ‘실존적(existential)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를 위협하다간 너희가 망한다’는 경고와 함께 군사옵션과 레짐체인지 전략이 살아 있음을 우회 강조한 것이다. 그는 북한 핵이 "한반도 지배 야망 달성을 위한 장기 전략적 수단"임을 환기시켰다. 마이클 R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김정은 정권이 핵무기로 ‘북한 관점의 재통일’을 추진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 재무부는 같은 날 애국법에 따라 라트비아 은행을 금융 시스템에서 퇴출시켰다. 북한과의 자금세탁이 주요 혐의다. 이날 재무차관은 "세계 각국과 기업들이 미국과 북한 중 선택해야 한다"고 말해, 2005년 북한 정권에 ‘피가 얼어붙는’ 고통을 주었던 BDA 제재를 연상시켰다. 수년간 지속된 대북 제재의 효과로 지난해 북한의 대중 수출액은 전년 대비 33%나 줄었다. 이대로 가면 김정은 정권은 존망의 기로에 서게 된다. 결정적 시기인 지금 한·미가 합심해 제재·압박 강화에 나서야 한다. ‘이코노미스트’는 전쟁을 피하면서 북핵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론 ‘제재 강화→레짐체인지’가 최고의 전략이며, 시간은 대한민국 편이라고 지적했다.

 한·미 공조가 절실한 지금, 4월 훈련의 재연기나 축소는 절대 불가하며, 그 논의만으로도 자살골과 다름없다. 문 정부가 훈련 중단을 또 추진하면 한·미 동맹은 회복 불능 상태로 진입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철강 수입 제재,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호혜세 부과, 전자제품 세이프가드 발동 등 연속되는 경제 강공은 한·미 신뢰의 추락과 한국 불신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미국이 그동안 한국을 재건하고 방어해줬는데 돌아온 것은 없다"는 한마디에 안보·경제 불가분의 한·미 동맹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냉철함이 담겨 있다. 그의 말 속엔 ‘왜 문 대통령은 지성호 씨를 만나 격려하지 않는가? 그리고 왜 김정은의 폭정을 비판하지 않는가’ 하는 도덕적 비판이 녹아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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